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며 계엄 소식 듣고 12/7부터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나라가 독재의 위험에 놓였는데 도저히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해서,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 나섰습니다.
처음에는 깃발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시위가 길어질 줄 몰랐고, 수험생활 중에 깃발을 뽑는 것이 부담스러웠거든요.
그런데 3/1 지혜복 선생님의 연행에 대해 성북경찰서에 항의하러 갔을 때, 개인 깃발의 기능을 알게 되었습니다. 경찰이 시위대를 채증하려고 할 때, 개인 기수들이 모여 깃발로 사람들을 가려주었거든요. 사람들이 단체 깃발은 신원이 특정되기 때문에 개인 깃발이 나서야 한다고 외치는 것을 듣고 그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두 개의 깃발을 제작하여 번갈아들기 시작했습니다. 위와 같이 공권력이 시위의 배후를 의심할 때도 대응하는 기능도 있고, 깃발을 알아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알아볼 때면 저도 기뻤습니다. (깃발 유래가 아이들도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첫 깃발의 유래는 애니메이션 ‘프리파라’입니다. 주인공들이 다니는 학교 이름이 ‘사립 파프리카 재단’이에요. 이 학교는 교칙이 무척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시국에 맞추어 교칙을 만들어보았고 숫자는 5·18과 6·10 기념일을 합쳤습니다.
두 번째 깃발의 유래는 애니메이션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시민들이 힘을 합쳐 독재자를 물리치는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점이 특별한 힘을 가진 영웅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한 명 한 명의 모인 힘이 중요하게 그려진 점입니다. 파면 선고 전에 이 에피소드를 보고 저도 마음의 위로와 힘을 얻었습니다.